연금술사 (The Alechemist) – 자아의 신화 “Personal Legend”

이번 휴가는 유달리 길게 느껴진다. 1년차 시절 두번의 휴가가 온통 휴식을 취하기에도 모자랐다면, 이번 휴가는 나름의 반성 혹은 내성(內省)이 곁들어진 시간이었다. 페이스북에 아무렇게나 휘갈겨 놓았던 토막글들을 나의 홈페이지에 각자의 시간에 맞게 채워놓았고(워드프레스는 글의 발행일을 직접 지정할 수 있어 현재의 글을 과거의 날짜로 등록할 수 있다) 짧게나마 전공지식을 공부하였으며 굉장히 오랜만에 파이썬 코딩을 하였다. 휴가 직전 […]

CJD, Creutzfeldt–Jakob disease

최근 한달 사이에 CJD 환자를 두명이나 봤다. 물론 진단기준 상 Definite CJD 는 부검을 통한 pathologic diagnosis 가 필요하지만, 임상에서는 여러 임상상황과 검사 소견이 확인이 되면 CJD 로 진단을 내린다. 인간 광우병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병은 2021년 지금 치료법이 ‘없다’. 그리고 70% 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러져있다. 멀쩡했던 부모님이, 배우자가 1달 사이에 갑자기 […]

신경과 1년차 절반

3, 4, 5, 6, 7, 8… 8월 중순, 1년차 절반 정도가 지났을 무렵 드디어 첫 휴가를 가게 되었다. 근 반년간을 병원에만 묶여 살았다. 퇴근해서도 EMR을 열어보며 이 환자의 앞으로 plan이 잘 세워져 있는지, 빼먹고 쓰지 않은 의무기록은 없는지, 내일 meeting 때 할 발표 준비는 다 되어있는지 등등 쳇바퀴 같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았다. […]

강릉 외과 후기 및 인턴 마무리

7월달에 강릉 신경과에서의 한달 후 서울 생활을 하다가 인턴 마지막 달인 2월 다시 강릉을 찾았다. 이번달은 강릉 외과에서 한달을 보냈다. 이전 글에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수술방을 정말 싫어한다. 무엇이 구체적으로 싫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쉽사리 구체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수술방 갱의실 공기부터 그냥 싫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

혈액내과(HEM) 후기

서울에서 내과를 세번째 돌고 있다.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그리고 이번달에는 혈액 내과를 돌고 있다(어쩌다보니 다음달에 돌게 될 강릉외과에서도 주치의 잡을 할 예정이다). 인턴 시작 무렵, 어렴풋이 주치의를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주치의 잡이 껴있는 턴 위주로 돌고 있다. 홍천 응급, 강릉 신경, 서울 호흡기내과에 이어 이번달 혈액내과에서도 (비록 2명의 환자만을 담당하긴 하지만) 주치의 역할을 […]

가슴이 답답해요

이론상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은 매우 즉각적으로 반응해야하는 증상 중 하나이다. 환자의 표현상 가슴 답답함은 우리의 표현상 심장,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과 관련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심전도 검사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옳은 의학적(?)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이를 새벽 3시 30분에 대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턴 당직을 하고 있노라면 드물지 않게 가슴이 답답하므로 빨리 심전도 검사를 해달라는 콜을 […]

소아과 후기

자교 병원도 비슷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소아과도 인턴에게는 비교적 편한 스케줄 중 하나이다. 환자가 적다거나 질병이 경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전공의로서의 삶은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턴에게는 그렇게 일이 많지 않다. 우리 병원 소아과는 인턴이 여러 파트로 나뉘어서 일한다. 소아중환자실(PICU, 인턴들 사이에서는 그냥 피쿠라고 부른다), 신생아중환자실(NICU, 여기는 니쿠), 그리고 각 병동마다 인턴 한명씩 배정되고 소아응급실과 […]

산부인과 후기

나의 글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꽤 있어 글을 자꾸만 쓰게 된다.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꾸준히 봐주는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11월 한달동안 산부인과를 돌았다. 산부인과 도는 내내 하루하루 카운팅을 하며 지냈다. 그만큼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서울 산부인과는 대부분의 인턴이 돌게 되는 턴이다. 산부인과는 내과, 외과, 소아과와 더불어 필수턴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강릉 산부인과를 가는 몇몇을 […]

소화기내과 후기

지난달 소화기내과를 돌았다. 지지난 달 호흡기내과에 이어 두달째 내과를 돈 것이다. 이전 글에서도 나왔듯이 호흡기내과에서는 주치의로서 의사와 다름없는(?) 일을 했다면 이번달에는 8월달 응급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철저하게 인턴이 해야할 일을 하였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GI)는 크게 세 파트로 구분된다. GI a, b, c라 칭하는데 각각 간, 담췌, 위장관 파트를 뜻한다(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지). 나는 GI b 파트에 속한 […]

가시

장미 같은 사람 사람과 가까워진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이기만 할까. 푹신한 소파 같아 자꾸만 그 사람의 테두리 속에 파묻히고만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장미의 가시 같아 그 사람의 테두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자꾸만 두려워지는 사람이 있다. 가까워지지도 못하는, 멀어지기는 더욱 싫은 이 상황에서 나는 어찌해야할까. 나의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다가가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