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1학기 내과 실습이 모두 끝났다. 처음 호흡기-알레르기 내과를 시작으로 소화기, 내분비, 감염, 신장내과까지 무사히 끝마쳤다. 실습 시작 첫 2주,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때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것을 빼면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실습을 돌며, 병동을 거닐며 느낀 점이 많았지만 한가로운 주말을 맞이한 지금 그러한 것들은 시시콜콜한 것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일개 학생의 입장에서 환자가 병에서 회복되어 웃는 모습으로 병원 문을 나서는 모습, 혹은 회복이 더디거나 불가능하여 고통받는 모습을 마음 속 깊이 느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교수님께서 내주시는 과제를 준비하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끝나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2개월 간을 살아왔다.

일찍 끝나 점심 먹고 바로 집을 온 날도 있었고 늦게 끝나 저녁까지 먹고 집에 온 날도 있었다. 끝나고 나니 무언가를 마음 속 깊이 느꼈다기 보다는 몸이 고생했다는 느낌이 더하다. 이렇게 병원의 생활에 혹은 질병의 생태계에 점점 물들어가는 기분이다.

카테고리: My Wri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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