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의문인 순간

다들 의문인 순간이 올 것이다. 분명 2024년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끝났는데 왜 아직까지 전공의와 의대생은 돌아오지 않는지 의문일 것이다.

나는 신경과 전공의 4년차를 앞두고 있었다. 지금 학교와 병원을 떠난 이 중 어찌보면 가장 최상단에 위치한 사람이다. 의대 증원 정책은 끝났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의료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료개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이 개혁이 마무리되려면 그 뒤에 발생할 일련의 문제들도 제대로 해결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정부는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어보인다. 그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학교, 병원 밖에 있는 것이 질려 그 피로감과 무기력감에 지쳐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그런 모습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 대법원의 판결 역시 기각, 각하였다. 다만 어느 정도 다들 판결을 예상한 눈치인지 지난 서울고등법원 판결 때보다는 관심도가 적었다. 언론은 이 판결을 두고 지속적으로 ‘의료계 완패’, ‘의대 증원 일단락’ 등으로 전공의와 의대생의 힘을 빼려는 워딩을 이어나갈 것이다.

의대 증원 정책이 끝났다면 전공의와 의대생은 더더욱 제자리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졌다. 학업을 이어나가고 진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과연 각종 회유와 협박 등으로 할 수 있는 일일까? 9월부터는 의사국가고시 실기 시험이 치루어져야하는데 벌써 6월이다. 어느 누가 지금 이 마음으로,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는데 국가고시에 응시를 할 수 있을까?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지만 정부는 이미 눈을 가렸다. 의사는 망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대한민국 의료는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