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수업을 듣다보면 환자들의 검사 결과 중 ESR 수치가 많이 주어집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ESR이 참고치보다 높은 경우 체내에 염증반응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씀하시고 넘어갑니다. 4학년(본과 2학년)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5학년(본과 3학년)이 되어서 실습을 나가기 2주 전에서야 그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1. 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적혈구 침강 속도를 의미합니다. 이름이 이와 같이 붙은 이유는 정말 그렇게(?)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ESR

@ Medifit Biologicals

ESR은 위 그림과 같이 EDTA tube(보라색 뚜껑)에 혈액을 채취한 후 원심분리하지 않은 채로 1시간 동안 가만히 놔둔 뒤 적혈구가 가라앉은 거리를 측정하여 구합니다. ESR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적혈구가 빨리 가라앉았다는 뜻입니다.

위 그림에서 오른쪽 tube의 적혈구가 더 많이(=빨리) 가라앉았으므로 오른쪽 혈액의 ESR이 더 큼을 알 수 있습니다. 맨 처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부분의 경우 ESR은 체내의 염증반응 정도를 알려줍니다. 그 수치가 클수록 염증반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요(acute phase). 왜 염증반응이 있으면 ESR이 크게 측정될까요?

 

2. ESR과 염증반응의 상관관계

사실 염증반응이 일어날 때 적혈구가 빨리 가라앉는 이유는 급성기 반응 물질 중 하나인 fibrinogen이 체내에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적혈구들은 모두 음전하를 띄고 있기 때문에 응집(aggregation)을 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량의 fibrinogen으로 인해 전하가 소실되고, 전하의 소실 인해 적혈구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이른바 Rouleaux formation이 형성되어 쉽게 tube 아래로 가라앉게 되는 것입니다. albumin은 이러한 적혈구 응집반응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 급성기 반응 때는 albumin이 감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성기에는 더욱 더 ESR 수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 allaboutblood.com

* 참고 1) 급성기 반응 때는 TNF-α, IL-1, IL-6, cortisol, C- reactive proteins, haptoglobin, serum amyloid A protein, ceruloplasmin, hepcidin, ferritin, procalcitonin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감소하는 물질로는 transferrin, retinol-binding proteins, trasnthyrin 이 있다고 하네요. <fn> https://allaboutblood.com </fn>

* 참고 2) 이 외에 ESR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 ESR을 증가시키는 요소
– 임신, 심혈관 질환(fibrinogen이 증가)
– haptoglobulin
– lipoprotein
immunoglobulin(그래서 MM 때 ESR이 증가합니다.)
– macrocytic RBC
– leukemia
● ESR을 감소시키는 요소
– Htc의 증가, blood viscosity의 증가
– RBC 모양의 변화(SCA, poikilocytosis)
– albumin

3. 그렇다면 CRP는 무엇인가요?

사실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검사 항목은 ESR 외에 CRP라는 항목도 있습니다. C-reactive protein의 약자인데요, 이 역시 우리 몸의 급성기 반응이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급성기 염증 반응 시에는 세포들이 많이 깨지는데 세포 내에 있던 각종 물질들이 혈액으로 들어가 간세포를 자극하여 간에서 C-reactive protein을 많이 생성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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