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면증

현대인의 불면증

 

인간에게 있어 잠은 삶과 잠시 멀어지는 행위임과 동시에 삶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전기 불빛이 없던 과거에는 해가 저문다는 것은 곧 밤을 의미했고 밤은 말 그대로 어둠뿐인 시간이었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잠을 잘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오며 전기 불빛을 비롯한 각종 분야의 발달이 이어지며 도시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 역시 해가 저문 후에도 쉽게 빛이 사그라들지 않게 되었다. 낮과 밤의 구분은 점점 모호해져갔고 그에 따라 밤의 주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었던 잠 역시 그 형태가 많이 변하게 되었다.

 

현대사회가 나아낸 질병, 불면증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면증은 어쩌면 현대인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에는 밤이 되어도 할 것이 많은, 아니 어쩌면 오히려 밤에 할 것이 더 많은 실정이니 말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곧바로 현대인의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면증은 분명 현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배경 속에서 시작된다.

현대인에게 불면증이라는 질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불면증을 일으키는 요인들 자체가 굉장히 현대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과거에는 없었던 무언가가 새로 생겨 불면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 새로 생긴 무언가는 이미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 문제점들을 일으킨 후에 가장 마지막으로 생명의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잠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인의 불면증을 연구하는 일은 결국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2009년 OECD에서 파악한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남녀 각각 461분, 462분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7시간 40분 남짓.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잠을 안자는 것인지, 못 자는 것인지를 파악하기에 앞서 한국인이 수면 시간이 적은 이유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2년 35만 8000명에서 2015년 41만 4000명으로 약 15.8% 가량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료비 역시 2012년 360억 원에서 2014년 463억 원으로 약 28.6% 증가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불면증의 정의

불면증의 환경적 요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는 불면증의 명확한 의미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불면증에 대해 정의하기 전에 잠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수면의 개념을 ‘야간에 일정 시간 이상 연속적으로 잠을 자는 행위’라고 보았으며 수면의 목적을 ‘낮 시간의 활기찬 활동을 위한 피로 및 원기 회복’이라고 설정하였다.

불면증이 나타난다면 여러 형태가 복합적으로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또 형태마다 요인이 확연하게 구별될 정도로 형태가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면증의 범위가 꽤나 큰 편이기 때문에 그 형태를 한번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불면증의 형태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이다. 더 세부적으로는 본인이 수면의 의지가 있지만 잠에 들지 못하는 경우와 애초에 잠들 의지조차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겠다. 전자는 침대에는 누웠지만 여러 주변 상황 및 환경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며 후자는 공부, 업무, 오락 등으로 인해 잠들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두 번째 불면증의 형태는 잠에는 들었지만 깊은 잠에 들지 못해, 혹은 다른 요인으로 인해 중간에 깨는 경우이다. 즉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 물론 중간에 깬 후 쉽게 다시 잠에 빠져버린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진정한 수면은 어느 정도 연속된 시간동안 잠든 상태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이러한 상황이 꽤나 빈번하기 때문에 현대인에게는 중요한 불면증의 형태라고 여겨진다.

세 번째 불면증의 형태는 어느 정도 연속된 시간동안 수면을 하였지만 피로가 풀리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표면적으로는 잠을 충분히 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수면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는 피로 회복, 혹은 원기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경우 역시 현대인이 가진 불면증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하였지만 수면 욕구가 있지만 잠이 오지 않는 경우도 문제가 되겠지만 수면 욕구가 애초에 없는 것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잠을 자고 싶지 않아 자지 않은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낮 시간까지 이어져 이차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면 수면 욕구가 없는 것도 교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를 애써 나누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본론에 충분히 녹여내어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글에서는 잠에 들지 못하는 여러 이유 중 되도록 현대적인 것을 선별하여 다루어 보고자 한다. 물론 외상으로 인한 통증이나 호흡 곤란 등의 각종 기저질환으로 인해 잠에 들 수 없는 경우 역시 매우 빈번하겠지만 이는 ‘현대인’의 불면증을 논하는 자리에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불면증의 환경적 요인

 1) 감각 이상

잠들지 못하는 상황은 기본적으로 잠을 자는 환경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 나타난다. 위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전기 불빛의 발달은 수면에 가장 큰 악영향을 끼친다. 밤에도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밤을 낮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것이 불면증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야생동물 혹은 곤충들이 도시의 불빛으로 인해 밤을 낮으로 착각하는 식으로 생체리듬이 변한 것처럼 인간 역시 밤과 낮에 경계가 모호해짐으로서 밤을 밤답게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적색 형광등과 같이 일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빛을 생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빛은 잠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특히 핸드폰과 컴퓨터, TV 등 스크린을 통해 뻗어 나오는 빛은 수면을 가장 심각하게 방해한다. 현대인은 밤의 많은 시간을 스크린을 바라보며 보내는데 스크린의 내용은 대부분이 인간을 흥분시키는 요소들이다.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눈의 피로를 불러일으켜 잠을 방해하게 되고 빛에 담겨있는 시각 정보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게 한다.

아무리 집안의 빛을 차단한다 하더라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막을 수 없다.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은 빛에 민감한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잠의 적이다.

소리, 혹은 소음 역시 불면증을 일으키는 주된 환경적 요인이다. 본인이 잠을 자고 싶은데 거실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크게 하여 TV를 보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언제나 시끌벅적한(어쩌면 밤에 더 시끄러운) 도시의 거리 역시 때때로 현대인의 숙면을 방해한다. 자동차의 소음, 취객의 소음 등은 잠을 방해하기에 충분하다. 핸드폰 등 전자기기에서 들려오는 각종 알림소리 역시 수면의 시작 혹은 수면의 유지를 방해한다.

계절의 변화 역시 현대인의 불면증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열대야 현상은 여름 불면증의 가장 큰 적이다. 지구온난화현상이 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여름밤이 최근처럼 아주 덥지는 않았을 것이다. 열대야 현상은 현대인들을 침대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적당히 배가 부른 상태여야 잠이 더 잘 온다. 너무 굶주린 나머지 지쳐 쓰러지지 않는 이상 배가 차지 않은 상태에서는 잠도 잘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현대인의 지상 최대 과제인 다이어트는 불면증을 불러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굶주림은 잠에 들지 못하게 하고 ‘먹는 사진’이 펼쳐져 있는 스크린을 바라보며 이차적으로 시각에까지 자극을 주게 된다.

 2) 스트레스

지금까지 신체적인 자극이 잠을 방해하는 경우를 알아보았다. 물리적인 자극은 대개 수면 시간 전후에 국한하여 직접적으로 잠을 방해한다. 반면 정신적인 자극은 대체적으로 낮 시간의 활동으로 인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러한 수면을 방해하는 정신적 자극을 아울러 스트레스(stress)라고 표현하고 한다. 이는 현대인이 가진 정신적 문제를 포괄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 혹은 긴장감은 몸을 피로하게 만들어 때때로 수면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경우 스트레스는 수면을 방해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으로 호르몬 분비에 변화를 가져오는데 특히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코티솔은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각성 상태로 유지시켜 쉽게 잠에 들지 못하게 한다. 스트레스는 결국 체내의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스트레스 그 자체를 불면증의 환경적인 요인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힘든 점도 있다. 허나 현대 사회의 많은 환경적 요인들이 스트레스로 귀결되어 결국 불면증을 일으킨다. 직업, 학업, 연애 관계, 가족 관계, 이사, 사회관계, 층간 소음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환경적 요인들이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이 과정은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스로 인한 코티솔의 분비가 수면 부족을 일으키고 수면 부족으로 인해 다시 코티솔이 분비되어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식이다.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2013년에 발표한 <Stress in America 2013>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 중 45%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하였고, 성인 응답자의 43%는 지난 한달 동안 스트레스가 수면 부족의 원인이었다고 답하였다. 이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사이에 연결된 순환 고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악순환을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한번 시작된 수면 부족은 비만,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기억력 감퇴 등 여러 방면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 여파가 다시 불면증에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3) 오락거리의 발달

위에서도 계속 언급해온 낮의 연장, 밤의 축소는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밤이 길어진다 하더라도 즐거이 할 것이 없다면 사람들은 스스로 잠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각종 오락거리의 발달로 현대인들의 수면 시간은 더욱 더 줄어들었다.

교통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밤이 늦어도 충분히 ‘침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어울리게 되었다. 저녁 식사 시간은 자꾸만 뒤로 늦추어졌고 음주문화의 발달로 인해 수면시간은 그 영역을 상당 부분 침범 당했다.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에 자정이 되어도 거리의 오락거리는 넘쳐났다. 어려서부터 지켜왔던 수면 리듬은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며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을 것이고 이러한 변화 과정 속에서 불면증이 시작된다.

통신의 발달은 굳이 집 밖을 나가지 않더라도 각종 오락거리를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통신은 끊기지 않는다. 한밤중까지 이어지는 친구들과의 수다, 언제나 해가 떠있는 온라인 게임의 세계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쉽사리 잠들 수 없게 되었다. 알코올 중독과 인터넷 중독 역시 현대인의 불면증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원인들이다.

 4) 현대인

끝으로 현대 사회에 깔려 있는 커다란 인식 자체가 불면증의 환경적 원인 중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애초에 잠을 자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생 때부터 늦게까지 깨어 있어야하는 상황이 많다. 해야 할 학업 양이 워낙 많다 보니 쉽게 잠자리에 들 수가 없다. 사회에 나가서도 해야 할 일의 양은 줄어들지를 않고 그러다보니 수면 부족은 계속 이어진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현대인의 수면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 놓아 쉽게 잠들 수 없게 만들었다.

 

불면증의 치료

원인이 무엇이든 신경 쓰지 않고 불면증이라는 현상 그 자체만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전통적으로 늘 그래왔듯 생활 측면의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표준적인 방법이다. 허나, 현대 사회의 요소를 지닌 불면증이라면 치료의 방향을 가능하면 새로이 짜는 것이 옳다고 본다. 크게 나누어 본인의 수면의지가 있지만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경우와 본인의 수면의지 자체가 없는 경우로 나누어 치료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론 – 1”의 1번 항목(감각이상)과 2번 항목(스트레스)은 수면의지가 있지만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경우이다. 감각적인 불편함으로 인해 잠에 들지 못하거나,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는 유형의 불면증 같은 경우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의 치료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창문을 통해 바깥의 불빛이 방안에 들어온다면 검은색 커튼을 달 거나 안대로 잠을 방해하는 불빛을 차단시킬 수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잠들지 못한다면 적당히 배를 채우는 방법으로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경우 그 치료가 다소 복잡할 수 있다.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 정도가 과하다면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이 직접적인 원인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학업과 업무에 대한 긴장감을 다소 떨쳐 내거나, 사회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고통에 무덤덤해지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책이다.

3번 항목(교통·통신의 발달)과 4번 항목(현대인)으로 인한 불면증은 애초에 수면의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질환으로 여길 수도 없다. 본인들도, 주변 사람들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야간의 수면 부족으로 인해 주간 활동에 큰 지장이 있다면 질환으로 보는 것이 옳다. 특히 3번 항목의 경우 중독으로 인한 불면증은 애초에 중독 자체가 질환으로 분류되어 교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현대인의 불면증 원인 중 가장 일반적이지만 가장 심각한 경우라면 4번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수면 시간은 다른 원인의 불면증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적은 데에 반하여 확연하게 드러나는 문제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치료 자체를 시작할 수조차 없다. 이 경우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적, 성과 등 흔히 말하는 ‘긍정적 가치’를 추구하느라고 자연스레 잠자는 시간을 줄인다. 얼마 전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책 <피로사회>는 불면증의 배경이 되는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이 책에 따르면 피로는 성과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잠을 줄이는데, 통상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추구하는데 어느 누구도 이러한 유형의 불면증을 질환이라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긍정적 가치 추구를 위한 자발적인 불면증’이기 때문에 사실 치료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대부분이 이러한 상황에 빠져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

지금까지 현대인이 가진 갖가지 불면증의 상황을 원인 별로 크게 나누어 살펴보았다. 어떠한 경우는 단지 일차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다른 경우에는 그 배경이 워낙 복잡하여 치료 개시를 위한 실마리를 찾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현대사회는 더욱 더 성과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어진 시간을 보다 더 알차게 활용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뒤처지는 것만 같았던 사람들은 급기야 수면 시간을 줄이기 시작하였다.

현대인의 불면증의 가장 특징적인 상황은 현대 사회 그 자체가 하나의 환경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위에서도 말했듯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며 이 8쪽짜리 보고서에 치료 방법을 선뜻 제시하기에는 더더욱 어렵다.

우리나라 같이 아직까지 양적 중심의 성과가 앞서는 사회에서는 전혀 교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해야 하고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결국 시간이 많은 사람, 다시 말해 잠을 줄이면 줄일수록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각자 스스로가 적당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게 성과를 내는 데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양적 중심의 발달을 벗어나 질적 중심의 발달을 추구해야할 때라고 보인다. 피로한 두뇌보다는 적당한 휴식을 취한 두뇌에서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샘솟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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