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사이에 CJD 환자를 두명이나 봤다. 물론 진단기준 상 Definite CJD 는 부검을 통한 pathologic diagnosis 가 필요하지만, 임상에서는 여러 임상상황과 검사 소견이 확인이 되면 CJD 로 진단을 내린다.

인간 광우병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병은 2021년 지금 치료법이 ‘없다’. 그리고 70% 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러져있다.

멀쩡했던 부모님이, 배우자가 1달 사이에 갑자기 이상해진다. 주변 상황에 무감각해지며 굉장히 둔감해진다. 건강했던 그/그녀였기에 혹시나 정신적인 문제는 아닐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다. 우울증 약을 먹지만 증상은 더 심해져 이제는 말도 제대로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행동이 이상해진다. 그리고 신경과를 방문해 뇌 MR 을 검사해보고 CJD 라고 이야기를 듣는다. 보호자는 인터넷에서 병을 검색해보고는 낙담에 빠진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 해줄 것이 많이 없다.
작년 9월 인턴 시절, 호흡기내과 주치의를 하며 암 선고를 했던 기간이 있었다. 그때는 그래도 (예후는 잘 모르겠지만) 치료의 선택지라는게 있었고 이렇게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CJD는 그렇지가 않다. 진단이 되는 순간 더 해줄 것이 없다. 진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 그 이후로는 어떠한 약도, 어떠한 치료도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인터넷의 발달로 의사는 하기 힘든 말들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좋은 것일까… 슬픈 질환이다.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도 마찬가지… 모든 진단에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카테고리: Med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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