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신경과 주치의 01

강릉에 와서 주치의를 하고 있다. 그토록 바라던 신경과였고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되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
첫주는 너무 힘든 한주였다. 전날 1시간여 동안 인계 뚝딱 받고 당직이라는 정글에 내던져졌다. 근무 시작 2시간 만에 stroke 환자 왔다고 ER에서 연락이 왔고 입원을 하였다. 그렇게 이어진 응급실 총 7번의 응급실 콜은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중간에 indication이 되어 tPA를 쓴 환자도 한명 있었고 다행히 큰 합병증 없이 motor 회복되어 퇴원을 했다.

주중에는 더 정신 없었다. EMR 적응하랴, 병동 환자 관리하랴, 응급실 콜 받으랴, 인턴 잡 하랴… 교수님은 나에게 레지던트에 준하는 권한을 주겠노라 했건만은 능력없이 책임과 권한만 주어진 내 모습이 너무도 비참했다. 모든 일에 익숙지 않아 처방 하나 내는데에도 애를 먹었다. 특히 약 처방 뿐만 아니라 식이 등의 처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때마침 일 시작하는 첫 이틀에 전문간호사 선생님의 휴가 및 가정의학과 파견 선생님의 턴 교체까지 겹쳐 신경과로 입원한 모든 환자들의 콜을 내가 받았다. 내 환자 파악도 제대로 안됐는데 다른 환자들 상태까지 신경써야 하니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당직 때에도 거의 쉬지 못하고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자타공인 환타가 되어 있었다.
그나마 홍천에서 처방 내던 짬(?)이 있어서인지 다행스럽게 큰 사고 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고 첫주가 끝나갈 무렵 무사히 신경과 주치의 일에 안착했다. 처음에는 쓰는 데에 30분씩 걸리던 타과 컨설트도 5분이면 뚝딱 써내고, 긴장상태에서 맞이했던 회진도 이제는 교수님과 농담 주고받으며 병동을 돌게 되었다.

시간이 미친듯이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다. 앞으로 남은 강릉에서의 3주가 별탈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3개월차에 접어든 지방파견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요일 당직을 앞둔 시점에서, 불안한 마음을 추스리고자 썼지만 불안감은 가라앉질 않았다…

카테고리: Med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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